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 "국내 AI, 단순 추격 넘어 전략적 AX 필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K-AI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3대 메가프로젝트'를 시작하며 한국의 AI 산업이 새로운 도약을 꾀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국내 AI 기술의 발전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는 동시에, 한국이 글로벌 AI 시장에서 2위로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추격을 넘어서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포티투마루의 김동환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와 관련된 보다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AI 산업의 현실: 자본과 시간의 싸움
김 대표는 현재 한국의 AI 산업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명확히 지적했다. "국내에서 독자 모델을 개발하는 기업 다섯 곳의 지원금을 합쳐도 글로벌 빅테크 한 곳의 투자 금액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며, 한국의 AI 기업들이 처한 자본력의 한계를 언급했다. 미국의 경우 최고 수준의 AI 모델을 개발하고, 중국은 비용 경쟁력으로 빠르게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명확한 포지셔닝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섹터별 단계적 내재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정부가 목표로 하는 '소버린 AI'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관련 분야의 초기 모델 개발에 집중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제조업의 AI 혁신: 실제 도입의 장애물
김 대표는 AI 기술의 도입에서 제조업이 가장 두드러진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다양한 산업군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지원책이 문제로 지적되었다. 자동차, 조선, 조립 등 각기 다른 제조 공정이 존재하는데, 정부의 지원이 '제조 AI'라는 범주로 묶여 있어 현장에서 실질적인 도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는 "AI 바우처 제도를 단발성이 아닌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각 분야 별로 성공 모델을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특히 제조업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ROI(투자 대비 효율)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정 정밀 공정에 대한 임베디드 AI나 바퀴형 플랫폼이 보다 실용적인 대안이 될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상용화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AI R&D의 방향: 장기 투자로 원천 기술 확보
AI 연구개발이 단기 성과에 집중되는 현상 역시 큰 문제로 지적됐다. 김 대표는 "현재 대형 언어 모델이나 비전 모델 분야는 투자 대비 명확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구조여서 연구가 집중되고 있지만, AI의 궁극적인 목표는 AGI(인공지능 일반)의 개발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연구실과 기업이 원천 기술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실패를 용인하는 장기적인 투자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포티투마루가 '월드 모델 에이전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는 AI가 물리적 법칙과 인과관계를 스스로 이해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기술로, AGI의 핵심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를 향한 한국 AI의 새로운 방향
김동환 대표는 정부가 과거의 산업화 시절처럼 인프라를 직접 구축하기보다 민간 생태계가 자연스럽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에코시스템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생태계에서 중소기업들은 저렴하게 AI 솔루션을 이용할 수 있고, 정부는 세제 혜택 등의 방식으로 기업 간 중복 지원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글로벌 기술의 격변이 빨라지는 지금, 한국 AI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술 고도화와 함께 신속한 행동력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이며, 향후 한국 AI의 발전 방향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정부와 기업이 협력하여 한국 AI의 미래를 더욱 밝게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