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3만7000개가 제약회사처럼 협업”…스탠포드, ‘가상 바이오테크’로 신약 자율 설계
스탠포드대의 혁신, AI 기반 가상 바이오테크로 신약 개발의 새 장 열다
최근 스탠포드대학교의 연구진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3만7000개의 전문 AI 에이전트가 협력하는 ‘가상 바이오테크(Virtual Biotech)’를 개발해 신약 후보물질 설계에 성공했습니다. 이 혁신적인 시스템은 기존의 연구 방식에서 한 단계 발전한 모델로, AI 에이전트들이 마치 실제 제약회사처럼 협업하여 보다 정교하고 효과적인 결과를 도출하고 있습니다.
협업의 진화, 가상 연구실에서 가상 바이오테크로
제임스 저우 스탠포드대 생의학 데이터과학 부교수는 최근 열린 '벤처비트(VB) 트랜스폼 2026' 행사에서 이 프로젝트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초기에는 5~8개의 AI 에이전트로 구성된 ‘가상 연구실’에서 시작했으나, 점차 AI 에이전트들의 수를 늘려 실제 바이오테크 기업의 조직 구조를 구현하는 ‘가상 바이오테크’로 발전했습니다. 이 시스템에서는 각기 다른 전문 분야에서 활동하는 AI 연구원들이 정기적으로 회의를 통해 지식과 정보를 교류하며, 신약 후보물질 설계와 같은 복잡한 작업을 수행합니다.
AI 에이전트들은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에이전트 학교'라는 가상의 학습 환경도 마련했습니다. 이를 통해 이들은 지도학습과 미세조정을 거쳐 전문성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실제 사례로, 최근 이 AI 에이전트들이 코로나19 변이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나노바디 단백질을 설계했으며, 그 결과는 기존의 인간 연구진이 설계한 나노바디보다 더 다양한 바이러스 변이에 강한 결합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다양한 전문성의 집합체, AI의 힘을 더하다
가상 바이오테크는 최고 과학책임자(CSO) 역할을 하는 AI 에이전트를 중심으로 여러 전문 부서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표적 발굴 부서에서는 유전학 및 단일세포 데이터를 분석하는 다양한 AI들이 각기 다른 역할을 맡아 협력합니다. 이처럼 다수의 AI가 동일한 과학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다른 관점에서 의견을 제시하고 검증하는 과정은 더욱 창의적이고 오류에 강한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연구진은 이러한 멀티 에이전트 구조가 단일 AI 시스템보다 더 나은 결과를 제공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단일 에이전트가 모든 작업을 수행하는 것보다 여러 AI 간의 논의와 반박이 결과의 견고성을 높인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인프라가 필수적입니다. 기존의 데이터베이스는 주로 사람이나 소프트웨어가 사용하도록 설계되어 있어 AI 에이전트가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미래를 여는 AI 신약 개발
‘가상 바이오테크’의 독창적인 접근 방식은 AI 기반 데이터 인프라인 '페이퍼클립(Paperclip)'을 통해 비정형 데이터를 통합하여 AI 에이전트들이 수백만 건의 연구자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를 통해 정확도를 높이고 처리 시간과 비용을 10배 이상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사례는 폐암 치료제를 설계한 것입니다. AI 에이전트들이 2025년 이전에 공개된 데이터만을 활용해 CD276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항체-약물 접합체(ADC)를 자율적으로 설계했으며, 이는 글로벌 제약사 머크의 연구와 일치하여 FDA의 혁신 치료제 지정을 받았습니다.
저우 교수는 이러한 성과가 AI 신약 개발에서 전문성을 나눈 수많은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연구 조직 운영이 새로운 경쟁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앞으로의 연구에서 AI 에이전트들이 각자의 전문성을 어떻게 극대화할지, 그리고 이들이 상호작용하는 환경을 어떻게 최적화할지가 중요해질 것입니다. AI의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미래의 과학 연구에서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