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IPO 앞두고 '차등의결권' 추진...창립자 경영권 보호 강화
앤트로픽, IPO 앞두고 차등의결권 도입 추진
미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창립자들에게 일반 주식보다 더 많은 의결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는 다리오 아모데이 CEO를 포함한 공동 창립자들이 외부 주주들의 압력으로부터 경영권을 보호하고, 회사의 장기적인 목표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창립자의 경영권 보호를 위한 조치
앤트로픽은 최근 외부 투자자로부터 수천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하며 기업 가치를 크게 높였지만, 그에 따라 창립자들의 지분은 상당히 희석됐다. 아모데이 CEO의 지분은 현재 약 2%에 불과하며, 이는 기술 기업 창립자들 중에서도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앤트로픽은 창립자들에게 추가적인 의결권을 가진 주식 종류를 부여함으로써 그들의 경영권을 한층 강화하려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차등의결권 부여 방안은 앤트로픽이 ‘공익법인(Public Benefit Corporation)’ 형태로 설립되었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 공익법인은 단순히 주주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을 넘어, 사회적 공익과 AI의 안전성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경영되도록 법적으로 보호받는 기업 구조이다. 따라서 차등의결권을 통해 창립자들은 회사의 비전과 가치를 유지하면서 장기적인 목표를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독특한 지배구조와 장기이익신탁
앤트로픽은 일반적인 기업과는 다른 독특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최근 설립된 ‘장기이익신탁(Long-Term Benefit Trust)’은 직원이나 투자자가 아닌 외부 자문위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사회 구성원 과반을 선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이는 경제적 권리가 없는 ‘클래스 T’ 주식을 통해 부여된 권한으로, 단기적인 수익 추구보다는 AI의 안전성과 장기적 공익을 중시하는 경영을 유지하기 위한 장치로 작용하고 있다.
장기이익신탁의 구성원에는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을 역임한 벤 버냉키도 포함되어 있어, 그 영향력이 상당하다. 그러나 최근 전 캘리포니아 대법관이 신탁의 글로벌 공공정책 책임자로 임명되면서 신탁 구성원이 줄어드는 등 변화가 생기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창립자들의 의결권과 신탁의 권한 간의 균형을 조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향후 전망과 경쟁 구도
앤트로픽의 IPO는 이르면 9월 말에 이뤄질 가능성이 있으며, 성사될 경우 역사상 가장 대규모의 기업공개로 기록될 전망이다. 특히 드라마틱한 매출 성장과 함께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 수요가 맞물리면서, 앤트로픽은 상장 전부터 대규모 자금 조달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회전신용한도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차등의결권 부여와 같은 조치는 일반 주주 입장에서 지배구조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창립자들이 낮은 지분으로도 장기적으로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통제하게 될 경우, 주주와의 갈등이 생길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기술 기업의 지배구조가 AI의 안전성과 사회적 책임을 감안해야 하는 만큼, 앤트로픽의 향후 행보는 향후 AI 산업의 경영 방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