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산소 ‘전용 통로’로 AI 반도체 성능 높이고 전력 낮춘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산소의 이동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여 AI 반도체의 성능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권지민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및 연세대학교와 협력하여, 차세대 메모리 소자인 산화물 수직 채널 트랜지스터(VCT)의 성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다층 층간 절연막 구조를 새롭게 선보였다.
혁신적인 다층 층간 절연막 구조
산화물 수직 채널 트랜지스터는 기존의 수평 방향이 아닌 수직 방향으로 전류가 흐르는 소자로, 고집적 메모리 구현에 유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는 마치 좁은 땅에 단층 주택을 계속 짓기보다는 고층 아파트를 세워 더 많은 가구를 수용하는 방법과 유사하다. 그러나 이러한 고집적 구조에서 산소의 결핍 문제는 오랜 시간 동안 해결해야 할 과제였다. 산소가 부족하면 반도체의 전기적 특성이 불안정해지고 소자의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질화규소와 이산화규소를 적절히 조합하여 새로운 다층 층간 절연막을 개발했다. 이 구조는 단순한 전기 절연 기능을 넘어, 산소의 이동을 조절하는 ‘산소 터널’ 역할을 수행한다. 이는 마치 복잡한 건물 내에서 사람들이 정해진 통로를 따라 이동하도록 설계된 동선과 같다. 산화물 반도체에 필요한 산소는 원활하게 공급하면서도, 금속 전극으로는 이동하지 못하게 하는 방식이다.
성능 개선과 내구성 확보
이번 연구의 결과, 산화물 수직 채널 트랜지스터는 놀라운 성능을 발휘하게 되었다. 연구팀은 전류 흐름과 데이터 유지 시간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데이터 유지 시간은 메모리가 저장된 정보를 얼마나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중요한 요소로, 이 기술이 향후 메모리 산업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연구팀은 소자가 1,000만 회 이상의 엄청난 동작 스트레스를 견뎌내는 실험을 통해 내구성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문턱전압의 변화가 50밀리볼트(mV) 이하에 그쳤다는 사실은 소자가 반복적인 동작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이는 고성능 메모리 기술의 미래를 밝히는 중요한 지표가 될 전망이다.
미래의 AI 반도체 기술을 이끌다
권지민 교수는 “3차원 반도체 기술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구조의 안정성이 필수적”이라며, “더 높은 성능을 지닌 AI 반도체 기술을 통해 대규모 데이터를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차세대 반도체 기술인 컴퓨트 인 메모리(Compute-in-Memory, CIM) 분야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결론적으로, KAIST의 연구는 AI 반도체 기술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며, 향후 반도체 산업의 변화를 이끌 중요한 한 걸음으로 평가받고 있다.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고성능 메모리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현재, 이러한 기술들이 실제 상용화된다면 IT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