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핑계 대고 밀실 담합"…앤트로픽·오픈AI 등 4곳, 소비자에게 피소
주요 인공지능(AI) 기업들이 '안전한 개발'을 명분으로 내세운 속도 조절 방안이 반독점법 위반 논란에 휘말렸다. 앤트로픽, 오픈AI, 구글, 스페이스XAI 등 세계적 기업들이 자율 협력을 통해 AI 모델의 성능 향상 속도를 인위적으로 제한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소비자들이 이들 기업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하며 사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안전한 개발의 그늘
18일,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법원에 접수된 소장에 따르면, 챗GPT와 클로드, 제미나이, 그록 등 AI 서비스의 유료 구독자 네 명이 원고로 나섰다. 이들은 해당 기업들이 모델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개발 속도를 인위적으로 조절함으로써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원고 중 한 명인 샤이엔 헌트 변호사는 "이들 CEO가 인류의 안전을 위해 밀실에서 결정을 내리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강력한 반발을 표명했다.
이 사건은 단순히 기업 간의 협력 문제가 아닌, 그 뒤에 숨겨진 ‘밀실 담합’의 가능성을 드러내고 있다. 기업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안전 기준을 미루거나 조정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명백히 불리한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반독점법과 AI의 미래
이번 소송은 더욱 중요한 법적 선례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 이미 AI 산업 내에서 반독점법 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며, 이는 업계가 자율적으로 안전 기준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경쟁의 틀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정당한 경쟁이 아닌, 합의된 속도로 안전을 도모하겠다는 발상은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결국 기술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앤트로픽의 CEO인 다리오 아모데이가 반독점 면제가 필요하다고 언급하자, 이는 규제 당국과 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앤드류 퍼거슨 미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은 "이러한 요구는 기득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비판하며 기업들의 행보를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AI 안전 기준의 필요성
AI 기술의 발전이 가속화됨에 따라, 그에 따른 안전 기준과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닉 로울리 수석 변호사는 "AI 안전과 프로토콜이 특정 기업 간의 사적 합의에 맡겨진다면 인류는 큰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처럼 기업 간의 자율 협력이 오히려 반경쟁적 행위로 비춰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AI 안전 기준 수립을 위한 논의는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안전 기준을 설정하기보다, 명확한 법적 테두리 안에서 경쟁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AI 기술의 발전과 안전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향후 과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