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인버터, 공격 감지하고도 '침묵'…"운영자와 연결할 통신 표준 부재"
태양광 인버터는 현대 에너지 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만, 최근 사이버 보안 문제로 인해 그 신뢰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태양광 인버터가 사이버 공격을 탐지할 수 있는 기술적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그 결과를 전력 운영자에게 전달하는 통신 표준이 부족하다는 점이 지적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이버 공격 탐지, 그러나 소통은 부재
사우디아라비아 킹압둘라과학기술대학(KAUST)의 차랄람보스 콘스탄티누 교수는 최근 발표에서 태양광 인버터의 펌웨어 수준에서 사이버 공격 탐지가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인버터와 운영자 간의 통신 체계가 부실하여 이 탐지 결과를 운영자가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었다. 교수는 “과학의 문제가 아니라, 인버터와 운영자 간의 연결 체계가 결여된 것”이라고 설명하며, 이 문제 해결을 위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 연구는 태양광 인버터의 내부 펌웨어를 모니터링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펌웨어는 인버터가 전력망에 어떤 전류를, 어떤 위상으로 주입할지를 결정짓는 핵심 소프트웨어로, 이를 분석하여 비정상적인 패턴을 감지하는 방식이 적용되었다. 기존의 악성코드 탐지 방식과는 달리, 이 방법은 인버터 자체의 동작을 중심으로 한 접근법으로, 이전 연구에서는 97%의 정확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인버터 공격의 다층적 구조
연구진은 인버터에 대한 공격을 크게 네 가지 계층으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첫째는 통신 프로토콜로, 이는 외부에서 계통지원 기능을 제어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공격을 포함한다. 둘째는 위상고정루프(PLL) 조작과 전압 측정값 왜곡, 셋째는 펌웨어 변조로, 특히 펌웨어 변조는 장비 내부의 제어 논리를 직접 변화시켜 계통 안정성에 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공격이 실제 전력계통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그 규모가 중요하다. 단일 인버터를 대상으로 한 침해는 국지적인 문제로 그칠 수 있지만, 대규모 배전선로에서 동시에 여러 인버터가 공격당할 경우, 전력 품질 저하와 경제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표준화와 규제의 필요성
현재 태양광 인버터의 보안 문제는 기술적 탐지 가능성과 더불어 이를 운영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통신 표준의 부재가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일본과 리투아니아에서 발생한 태양광 시스템 침해 사례는 이러한 위험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통신 표준의 강화와 함께, 펌웨어 무결성 검사 절차를 포함하는 시스템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유럽연합의 네트워크·정보보안 지침(NIS2)은 대형 태양광 운영사와 독립발전사업자에게 보안 관리 의무를 부과하고 있지만, 실제로 이러한 규제가 효과적으로 시행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태양광 인버터의 보안 문제는 더욱더 심각해질 수 있으며, 기술 변화에 맞춰 규제와 표준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결론적으로, 태양광 인버터가 사이버 공격을 능동적으로 탐지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은 이미 마련되어 있지만, 그 신호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대응할 수 있는 통신 체계의 정비가 시급하다. 앞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된다면, 태양광 인버터의 신뢰성을 높이고 전력 시스템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